Siha,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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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uge(Twins on Stage_Prologue)
고백 (무대 위의 쌍둥이_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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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uge (Twins on Stage_Prologue)
Flower, Belt, Bangkillai Wood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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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Twins on Stage_Prologue/ Solo Exhibition
2016.10.15~10.27 
Lespace71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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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는 그녀에게 죽자고 매달렸다. 울어도 보고, 떼도 써보고, 생일에 케잌과 꽃을 사들고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다. 그가 직접! 말이다.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줄리아의 결심을 돌리지 못했다. 줄리아는 계속 반복적으로 그에게 말했다.
“나는 줄리아가 아니야, 나는 줄리아가 아니라고!!!”

#1 아서
줄리아는 나이 마흔다섯에 들어섰다. 얼굴과 이마에 희미하게 주름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반듯하고 단정한 이마에 단호해 보이는 눈동자와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나의 거울 같았다. 그녀와 같이 한 세월이 나 혼자 한 세월보다도 길기에 나는 그녀를 그저 나로 대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달 전 밤에 악몽을 꾼 후로 조금씩 달라졌다. 멍하니 서 있거나 거울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걸핏하면 자기는 줄리아가 아니라며 악을 써댔다. 알츠하이머를 의심해 병원 검사도 받았고, 조현증일지 모른다는 주변 권고에 정신과 상담도 받았지만, 그 원인을 밝힐 수도, 약도 듣지 않았다. 다만 잠시라도 재우기 위해 강한 수면제를 복용하는데, 그나마 그 약이 도움이 되어줄 뿐이었다.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간혹 다투기도 했고, 서로에게 독기 어린 말들도 던졌지만 우린 그저 평범한 부부였다. 나는 배가 나오고, 이제는 서서히 아픈 곳도 생기기 시작한 그저 그런 중년 아저씨이다. 가끔 술자리에 어리고 예쁜 아가씨들이 합석이라도 한다 치면 청년으로 돌아가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다 핀잔을 듣는, 마음만 청춘인 그런 아저씨말이다. 나는 나의 젊은 모습을 온전히 기억하는 줄리아가, 나를 떠나게 될까 무섭다.
#2 줄리아
밤에 악몽을 꿨다. 나는 미로처럼 보이는 기나긴 전시장을 계속 걸어가고 있었다. 저편 무렵에서 검은 물체가 나를 행해 다가온다. 내 발은 움직이지 않았고 소리쳐 아서를 불렀지만 입에서만 맴돈다. 조금씩 조금씩 얼굴을 알아볼 만한 거리가 되었다. 나는 무서웠지만 똑바로 응시했다. 맙소사, 그건 바로 나였다. 그렇게 공포스러운 존재, 그게 바로 나였다.
깨어난 후에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알았다. 거기에 그렇게 서 있는 건 내가 아니었다. 정말 전부 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어렸을 적 나랑 같이 그네를 타던, 나랑 손을 맞잡고 놀이를 하던 그녀를, 도대체 언제부터?
#3 댄
아빠는 엄마가 한달 전 부터 달라졌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도 종종 자신을 줄리아가 아니라고 했다. 종종 저 멀리에 다른 자신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럴땐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가 너무 행복해 보여 일부러 엄마에게 다른 세상의 엄마에 대해 묻기도 했다. 종종 엄마는 세상은 가짜라고 하고, 우린 그 진짜 세상을 찾아 가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내가 엄마 마치 SF 영화 같잖아요? 하고 물으면 정색을 하며 영화와는 달라,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꾸며내지만 이건 달라,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라고 했다.
가면 되잖아요? 하면 엄마는 갈수가 없어, 보이지 않는데 내 발에 쇠고랑이 차진 것처럼 말야. 그리고 거기엔 이미 줄리아가 살고 있는 걸, 하며 잔뜩 원망 섞인 눈을 하곤 했다.

이 모든 징후가 일어나고 두 달후 줄리아는 손목을 그었다. 아서와 댄이 거실에 있었지만 그들은 TV의 오래된 영화에 심취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들이 줄리아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2리터는 족히 넘는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이미 그 피는 응고되어서 아서가 줄리아에게 다가서려할때 마치 먹다 남은 젤리나 누가 버린 껌딱지 마냥 그의 슬리퍼에 진득진득하게 달라붙었다. 정신을 차리고 아서가 줄리아의 주변을 살피다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것은 줄리아의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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